참나무시들음병과 매개충 광릉긴나무좀

 

 

 

김호준 박사/ 그린과학기술원 원장

 

 

 

 

 

1. 광릉긴나무좀과 참나무시들음병

 

 

광릉긴나무좀, Platypus koryoensis (Murayama)은 신갈나무,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상수리나무, 서어나무 등의 목질부에 터널을 뚫으면서 가해하는데, 주로 직경 20cm 이상 되는 대경목 신갈나무에서 피해가 크다.

 

외형적인 가해특징은 목질부에 터널을 뚫고 가해하면서 침입구멍 입구로 먹이찌꺼기인 톱밥과 배설물이 섞인 프래스(frass)를 직선상으로 내보낸다는 것이다. 이 프래스는 집합 페로몬(aggregation pheromone)으로 작용하는데, 집합 페로몬은 그 개체군의 집단을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에 관여한다. 즉, 수지함량이나 기타 요인에 의하여 첫 번째로 유인된 광릉긴나무좀이 구멍을 뚫고 들어갈 때 생긴 톱밥가루와 배설물의 혼합물인 프래스를 구멍 밖으로 내보낸다. 이어서 다음 개체들은 프래스에서 발산되는 페로몬에 유인되어 나무로 모여들게 되고, 이로써 점점 큰 무리의 개체군(population, 個體群)이 형성된다. 이러한 개체군은 크면 클수록 피해율이 높아지고 일정밀도에 이르기까지 증식은 계속된다.

 

참나무가 말라죽는 것은 광릉긴나무좀과 매개된 참나무시들음병균 때문이다. 광릉긴나무좀이 목질부에 터널을 뚫고 가해할 때 암컷의 가슴등판에 있는 균낭(mycangium, 菌囊)에서 곰팡이의 일종인 참나무시들음병균(Oak wilt, Raffaelea sp.)이 매개 감염된다. 병균에 감염된 나무는 균의 증식이 확산되어 수분이동로인 도관(導管, vessel)을 막고 분해(파괴)함으로써 수분상승이 차단 또는 저해되어 7월 하순경부터 잎이 붉게 말라죽는 것이다.

 

 

 

 

2. 광릉긴나무좀

 

(1) 형태

성충은 4.5～5.5㎜ 정도이고 짙은 갈색의 긴 원통형으로서 암컷이 수컷보다 다소 크다. 수컷 머리에는 점각이 많고 짧은 털이 밀생하며 중앙에 세로줄 홈이 있다. 앞가슴등판의 바깥 가장자리가 허리선처럼 오목하고 후반부에 큰 점각이 밀생한다. 딱지날개에는 세로줄과 점각이 밀생하고 끝이 절단된 모양이다.

 

암컷 머리에는 4개의 줄과 점각의 세로줄 띠가 있다. 앞가슴등판의 바깥 가장자리가 허리선처럼 오목하고 뒤쪽에 함몰된 부분이 있다. 그 중앙에는 수컷보다 큰 여러 개 점각의 곰팡이 주머니 균낭(mycangium, 菌囊)이 있다. 딱지날개에는 세로줄과 점각이 밀생하고 끝이 절단된 모양이다.

 

 

        

                사진1. 광릉긴나무좀( ♀ )  사진2. 참나무시들음병 피해 고사목(신갈나무)

 

 

 

 

(2) 생태

성충은 5월 초순～10월 초순까지 나타나며, 최성기는 6월 초순이다. 수컷 성충은 줄기에 구멍을 뚫어 터널을 만들고 페르몬으로 암컷을 유인한다. 유인된 암컷은 짝짓기 하고 터널을 뚫으면서 산란하는데, 이때 균낭의 참나무시들음병균이 감염되어 증식한다.

 

부화한 유충은 모갱에서 갈라지는 새로운 터널 분지공(分枝孔)을 만들면서 증식된 암브로시아 균을 먹고 자란다. 5령기를 거친 유충은 수평갱도와 수직으로 집(蛹室)을 짓고 번데기가 되어 그곳에서 성충으로 월동한다.

 

이듬해 5∼6월 우화한 새 성충은 모갱(母坑)을 통해 밖으로 탈출하여 새로운 기주식물의 목질부에 터널을 만들면서 산란한다. 이로써 참나무시들음병균은 광릉긴나무좀에 의하여 또 다른 나무로 전파되는 공생관계를 유지한다.

 

 

        사진3. 광릉긴나무좀 침입공과 떨어진 frass      사진4. 광릉긴나무좀 선상 배출물

 

 

   

         사진5. 지면의 광릉긴나무좀 배출물(frass)     사진6. 광릉긴나무좀 침입공 수액유출

 

 

 

(3) 방제

 

① 임업적 방제

 

○ 피해목 벌채 및 소각 : 땅에 떨어진 배출물(frass)이 나무둘레의 1/2 이상 면적을 차지하는 나무는 회복이 불가능하므로 벌채하여 소각한다.

 

○ 끈끈이 트랩 줄기감기 : 성충 발생기인 5월 중순～10월 초순에 끈끈이 트랩을 피해지역 나무줄기에 감아 날아오는 성충을 잡는다.

 

 

 

② 화학적 방제

 

○ 훈증처리 : 회복 불가능한 나무는 벌채, 훈증처리하여 나무속에서 가해중인 성충과 유충을 죽인다. 훈증은 낙엽 이후 이듬해 성충 우화기 전 4월말 이전까지 1.5m 내외의 길이로 잘라 쌓은 다음 메탐소듐(킬퍼) 1ℓ/㎤를 뿌리고 비닐을 덮어 밀봉한다. 벌채한 그루터기도 훈증처리한다.

 

○ 살충제 수간살포 : 우화최성기인 6월초～중순에 페니트로티온(스미치온, 메프치온) 500배액을 10일 간격으로 2～3회 이상 줄기가 흠뻑 젖도록 살포한다. 이때 줄기에 녹화마대를 감고 시약한 다음 비닐감기를 하면 방제효과가 높다.

 

○ 살충제 수간주입 : 근원부 줄기 1.5m 내외에 직경 10mm, 깊이 10cm의 구멍을 10～20cm 간격으로 뚫고 메탐소듐(킬퍼) 3㎖/구멍을 주입한다.

 

○ 도포제 줄기 바르기 : 톱신페스트 등의 도포제에 살충제를 혼합하여 줄기에 바르면 방제효과가 있다.